필요할 땐 검찰 띄우고, 지금은 때리고… ‘與로남불’ 언제까지

집권 여당이 검찰에 검사를 고발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는 등 ‘검찰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권력의 비대화와 낡은 관행을 문제 삼으며 연일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국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 때는 이에 대해 침묵하거나 적극 활용했었던 터라 여당의 ‘여(與)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비공개 소환 조사하자 민주당은 “적절한 조치였다”며 환영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검찰권의 행사방식과 피의자 공개소환, 포토라인 세우기, 심야 조사 등은 피의사실 공표와 함께 개선돼야 할 대표적인 사례”라며 “정 교수 비공개 소환이 피의자 인권을 존중하는 보다 선진적인 수사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4월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을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공개 소환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반응이다. 민주당은 “검찰 소환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백혜련 당시 대변인은 “검찰을 감시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주는 무게감에 검찰이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당정 협의에서 피의사실 공표 공보준칙까지 논의하며 반드시 손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장관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불법적 피의사실 공표를 받아쓰는데 언론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수사 당시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 내용을 전하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당의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을 뒷받침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의 통화 내용이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곧바로 브리핑을 열고 “명품 가방과 호텔 식사가 그리도 좋았냐”며 비판했다. 권 의원 사건 때도 한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법사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고,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KT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내용이 전해지자 “국회의원 자격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적폐청산 국면에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민주당은 검찰권의 ‘통제’와 ‘절제’를 말하며 태도를 달리하고 있다. 2016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는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하자, 민주당은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은 가운데 명백히 수사 가이드라인을 또다시 제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검찰총장을 하고 싶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검찰의 칼끝이 조 장관을 향하자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검사제도의 본질은 절제가 핵심”이라며 제한된 검찰권의 행사를 주문했다.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필요할 땐 검찰 띄우고, 지금은 때리고… ‘與로남불’ 언제까지



집권 여당이 검찰에 검사를 고발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는 등 ‘검찰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권력의 비대화와 낡은 관행을 문제 삼으며 연일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국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 때는 이에 대해 침묵하거나 적극 활용했었던 터라 여당의 ‘여(與)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비공개 소환 조사하자 민주당은 “적절한 조치였다”며 환영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검찰권의 행사방식과 피의자 공개소환, 포토라인 세우기, 심야 조사 등은 피의사실 공표와 함께 개선돼야 할 대표적인 사례”라며 “정 교수 비공개 소환이 피의자 인권을 존중하는 보다 선진적인 수사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4월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을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공개 소환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반응이다. 민주당은 “검찰 소환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백혜련 당시 대변인은 “검찰을 감시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주는 무게감에 검찰이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당정 협의에서 피의사실 공표 공보준칙까지 논의하며 반드시 손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장관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불법적 피의사실 공표를 받아쓰는데 언론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수사 당시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 내용을 전하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당의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을 뒷받침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의 통화 내용이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곧바로 브리핑을 열고 “명품 가방과 호텔 식사가 그리도 좋았냐”며 비판했다. 권 의원 사건 때도 한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법사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고,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KT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내용이 전해지자 “국회의원 자격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적폐청산 국면에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민주당은 검찰권의 ‘통제’와 ‘절제’를 말하며 태도를 달리하고 있다. 2016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는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하자, 민주당은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은 가운데 명백히 수사 가이드라인을 또다시 제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검찰총장을 하고 싶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검찰의 칼끝이 조 장관을 향하자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검사제도의 본질은 절제가 핵심”이라며 제한된 검찰권의 행사를 주문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