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재도약… 국내외 영화인 총출동·상영작 풍성 [24회 BIFF]

축제는 다시 시작됐다. 24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해를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았다면 올해 목표는 ‘재도약’이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전야제는 취소됐으나 개막식 전에 한반도를 벗어나 다행히 영화제 진행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개막한 올해 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부산 지역 6개 극장 40여개 상영관에서 전 세계 85개국 303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에는 120편(장편 97편·단편 23편), 제작 국가를 제외하고 첫선을 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에는 30편(장편 29편·단편 1편)이 상영된다. 국내외 막론… 개막식 빛낸 스타들 개막작 상영으로 문을 열었다. 카자흐스탄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일본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 연출한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다. 카자흐스탄 버전의 서부극으로, 가정적이던 남편이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한 이후 아내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말 예슬라모바가 주연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드넓은 중앙아시아 초원을 배경으로 목가적인 삶의 서정성과 그 어두운 이면을 담아낸 작품”이라면서 “매우 절제된 연기와 감정 표현, 그리고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특정 지역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지 않았다. 작품에 담긴 소리의 움직임, 형상이 누구에게든 울림을 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타케바 감독은 “평소 한국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부산영화제에 초청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진 개막식은 배우 정우성·이하늬의 사회로 진행됐다.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는데, 올해 흥행작 주역들이 특히 이목을 모았다.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과 류승룡 진선규 이동휘 공명, ‘기생충’의 조여정 박명훈,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조정석 임윤아 등이 레드카펫을 빛냈다. 심사위원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을 비롯한 뉴 커런츠 심사위원들도 참석했다. 명불허전 거장들… 상영작 풍성 상영작 라인업이 풍성하다. 거장들의 신작이 대거 포진했다. 지난해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선보인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전설적인 여배우(카트린 드뇌브)가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밝혀지는 그와 딸(쥘리에트 비노슈) 사이의 숨은 진실을 다룬다. ‘조이 럭 클럽’ ‘스모크’ 등을 연출한 중국계 미국인 감독 웨인 왕은 ‘커밍 홈 어게인’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재미교포 이창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을 통해 재미교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문세의 ‘옛사랑’이 극에 삽입됐는데, 주인공의 가족사를 은유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도 기대를 모은다. 택배 일을 하는 40대 남성 리키(크리스 히천) 가족을 통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빚에서 헤어날 수 없는 영국 서민층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현대 복지제도를 비판한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킹: 헨리 5세’이다. ‘워 머신’ 등을 선보인 호주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의 신작인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통해 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했다. 감독과 출연진이 직접 영화제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고조된다. 프랑스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의 ‘글로리아 먼디’,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티아스와 막심’,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마르게와 엄마’ 등도 챙겨볼 만하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라즈 리 감독의 ‘레 미제라블’도 필람 리스트에 올려두면 좋겠다.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가 적지 않다. 임대형 감독이 연출한 폐막작 ‘윤희에게’는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되는 모녀(김희애 김소혜)의 이야기를 그린다. ‘분장’의 남연우 감독이 만든 코미디물 ‘초미의 관심사’는 조민수 김은영을 비롯해 남 감독의 연인인 래퍼 치타(본명 김은영)가 출연해 관심을 끈다. ‘환절기’ ‘당신의 부탁’의 이동은 감독이 만든 가족영화 ‘니나 내나’는 따뜻한 감성을 전한다.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 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마리 이야기’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을 연출한 이성강 감독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프린세스 아야’도 눈여겨볼 만하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축제로 재도약… 국내외 영화인 총출동·상영작 풍성 [24회 BIFF]



축제는 다시 시작됐다. 24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해를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았다면 올해 목표는 ‘재도약’이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전야제는 취소됐으나 개막식 전에 한반도를 벗어나 다행히 영화제 진행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개막한 올해 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부산 지역 6개 극장 40여개 상영관에서 전 세계 85개국 303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에는 120편(장편 97편·단편 23편), 제작 국가를 제외하고 첫선을 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에는 30편(장편 29편·단편 1편)이 상영된다.

국내외 막론… 개막식 빛낸 스타들

개막작 상영으로 문을 열었다. 카자흐스탄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일본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 연출한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다. 카자흐스탄 버전의 서부극으로, 가정적이던 남편이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한 이후 아내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말 예슬라모바가 주연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드넓은 중앙아시아 초원을 배경으로 목가적인 삶의 서정성과 그 어두운 이면을 담아낸 작품”이라면서 “매우 절제된 연기와 감정 표현, 그리고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특정 지역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지 않았다. 작품에 담긴 소리의 움직임, 형상이 누구에게든 울림을 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타케바 감독은 “평소 한국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부산영화제에 초청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진 개막식은 배우 정우성·이하늬의 사회로 진행됐다.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는데, 올해 흥행작 주역들이 특히 이목을 모았다.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과 류승룡 진선규 이동휘 공명, ‘기생충’의 조여정 박명훈,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조정석 임윤아 등이 레드카펫을 빛냈다. 심사위원장 마이크 피기스 감독을 비롯한 뉴 커런츠 심사위원들도 참석했다.

명불허전 거장들… 상영작 풍성

상영작 라인업이 풍성하다. 거장들의 신작이 대거 포진했다. 지난해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선보인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전설적인 여배우(카트린 드뇌브)가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밝혀지는 그와 딸(쥘리에트 비노슈) 사이의 숨은 진실을 다룬다.

‘조이 럭 클럽’ ‘스모크’ 등을 연출한 중국계 미국인 감독 웨인 왕은 ‘커밍 홈 어게인’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재미교포 이창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을 통해 재미교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문세의 ‘옛사랑’이 극에 삽입됐는데, 주인공의 가족사를 은유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도 기대를 모은다. 택배 일을 하는 40대 남성 리키(크리스 히천) 가족을 통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빚에서 헤어날 수 없는 영국 서민층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현대 복지제도를 비판한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킹: 헨리 5세’이다. ‘워 머신’ 등을 선보인 호주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의 신작인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통해 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했다. 감독과 출연진이 직접 영화제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고조된다.

프랑스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의 ‘글로리아 먼디’,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티아스와 막심’,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마르게와 엄마’ 등도 챙겨볼 만하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라즈 리 감독의 ‘레 미제라블’도 필람 리스트에 올려두면 좋겠다.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가 적지 않다. 임대형 감독이 연출한 폐막작 ‘윤희에게’는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되는 모녀(김희애 김소혜)의 이야기를 그린다. ‘분장’의 남연우 감독이 만든 코미디물 ‘초미의 관심사’는 조민수 김은영을 비롯해 남 감독의 연인인 래퍼 치타(본명 김은영)가 출연해 관심을 끈다.

‘환절기’ ‘당신의 부탁’의 이동은 감독이 만든 가족영화 ‘니나 내나’는 따뜻한 감성을 전한다.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 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마리 이야기’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을 연출한 이성강 감독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프린세스 아야’도 눈여겨볼 만하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